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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예술/영화 리뷰

안미치는게 신기한 해리포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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웨이브에서 해리포터 시리즈를 논스톱으로 복습했습니다. 이번 몰아보기는 저와 세대를 함께한 해리포터에게 감동과 재미를 넘어 안쓰러움을 느끼게 되었습니다.




해리포터의 일대기
이보다 더 안타까울 수 없다.

해리포터
웨이브 플랫폼 해리포터 시리즈 정주행 - 출처: 웨이브


해리포터 시리즈 정주행



호그와트 1학년부터 졸업반 7학년까지 삶과 죽음의 경계를 수없이 왕복한 그가 미치지 않았다는 것은 대단한 일입니다.


그도 그럴것이 해리포터는 태어나면서 부모를 잃습니다. 제임스포터 집안은 손이 귀했는지 그 흔한 친척 한명 없습니다. 하는 수 없이 머글이었던 릴리 집안의 남은 유일한 혈육 페투니아에게 맡겨지고 온갖 멸시와 구박, 차별을 받으며 유년시절을 보냅니다.


사실 이 설정은 그의 지긋지긋한 악연 볼드모트가 고아원에서 자란 것과 대칭을 이루기 위해, 추후 주인공 버프와 위즐리가 사위가 되기위한 일종의 장치가 되지 않았나 싶습니다. 좁고 갑갑한 벽장을 나오니 펼쳐지는 마법같은 성.

기가막힌 반전이 선사하는 카타르시스라고 생각합니다.




해리포터의 유년시절



해리포터는 처음부터 가진 것이 없었기에 잃을 것도 없었습니다. 그 시니컬한 소년이 호그와트라는 마법의 성에서 친구를 만들고 스승을 만나 배움을 얻으며 퀴디치 수색꾼이라는 재능도 발견합니다.


심지어 자신의 뿌리에 대해서도 알게되며 버림받은 자가 아니라 사실은 엄청나게 사랑을 받은 존재라는 것도 깨닫게 됩니다.

지켜야 할 것이 많아진 소년에게 세계관은 매우 잔인하게 흘러갑니다.




해리포터 호그와트 시절

부모를 대신할 대부가 눈앞에서 죽고(불사조 기사단) 믿고 의지하던 정신적 지주인 덤블도어가 역시 눈앞에서 죽습니다.(혼혈왕자) 동료 하나가 눈앞에서 죽은 것 쯤이야 아무것도 아닐 정도로(불의잔-케드릭디고리) 말입니다.


오러가 되겠다는 꿈도 시험을 치뤄서 합격해야 된다는 두려움과 초초함 따위는 없습니다. 세계관에서 가장 악한 존재이자 이 모든 고난의 원흉인 볼드모트가 자신의 생명을 무료 7조각으로 나눴다는 소름끼치는 현실을 마추하게 됩니다.


소년을 따르고 좋아한 집요정 도비는 칼에 맞아 죽습니다. 소년에게 가장 친한 친구이자 시리우스가 없는 해리포터에게 대부와 대모가 되어주는 위즐리 집안의 쌍둥이 형제 중 프레드가 죽습니다. 물론 해리 때문이 아니라고 얘기하지만 그게 귀에 들어올 리 없습니다.


왜냐하면 아버지의 친구 중 마지막 한명인 리무스 루핀과 통스부인 역시 죽었으니까요. 그들에게는 심지어 아이도 있습니다. 자신과 똑같은 고아가 된 셈인데 10대 소년에게 엄청난 짐으로 남아 있을 수 밖에 없습니다.


여기까지 쓰면서도 JK롤링이 쓴 소설이 정말 아동동화가 맞는 지 의심스러울 지경입니다.





해리포터 왕관을 쓴 자, 그 무게를 견뎌라

제 아무리 강철은 멘탈을 소유했다 하더라도 많은 그리고 가까운 사람의 죽음을 지켜보는 것은 사실 고문에 가깝지 않을까요? 이쯤되면 그냥 버논 더즐리의 짜증나는 면상을 꾸역꾸역 참아내는 벽장 속이 심신의 안정을 지킬 수 있지 않나 싶습니다.


하지만 해리포터는 덤블도어가 유품으로 남긴 스니치에 쓰인 한마디. 나는 끝에서 열린다를 이해했습니다. 저는 이 부분이 가장 전율이 흐른 동시에 소름끼쳤습니다. 그는 해리에게 유언을 남긴 것입니다.


소년의 죽음이 마지막 7번째 조각이 될 것이라고 말입니다.

그리하여 마침내 소년은 죽음을 각오합니다.


여태까지 수많은 사람과 죽음의 경계에서 살아 돌아왔지만 이제는 이것이 제 운명임을 받아 들이는 것입니다.


죽음을 피해 살아남았던 삶의 끝이 죽음이었다는 것은 7권의 시리즈를 이어오며 작가가 숨겨놓은 대반전이자 작품의 철학입니다.

죽으려면 살 것이요, 살고자 하면 죽으리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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