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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예술/영화 리뷰

영화 그린북 - 줄거리/실화/결말/왜곡/실존인물/명대사 거의 모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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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62년 미국이 대놓고 인종차별을 하던 시기 천재적인 재능을 지닌 돈 셜리 박사가 남부지역으로 리사이틀 투어를 떠나면서 이탈리아계 미국인 토니 발레롱가를 그의 드라이버로 고용합니다. 서로 다른 두 명의 사람이 강요된 차별을 뛰어넘어 진정한 우정을 만드는 여정을 그린 영화 그린북입니다.

 

목차

     


    영화 리뷰 : 그린북 

    그린북
    영화 그린북 포스터 - 출처 : 다음영화

     


    그린북 : 실화 / 실존인물 / 왜곡

    영화 그린북은 실화를 기반으로 제작된 '팩션'입니다. 실제 돈 셜리(도널드 월 브리지 셜리)라는 재즈, 클래식, 팝 등 여러 분야에 뛰어난 재능을 지닌 피아니스트가 존재했고 토니 발레롱가를 운전사로 고용해 미국 남부지역으로 돈 트리오 리사이틀을 떠났습니다. 실제 리사이틀은 영화와 달리 약 1년 6개월에 걸쳐 이루어 졌으며 오니 발레롱가는 그 기간 중 일부분인 8주동안 운전기사였습니다. 그린북 실존인물 끼리 서로 친했는지 여부는 의견이 분분합니다. 하지만 영화 개봉 후 세간의 평가들을 종합해 봤을 때 그들은 영화만큼의 우정을 갖고 있지 않았던 것으로 보입니다.

     

     

    일단 이 영화의 각본가는 닉 발레롱가입니다. 영화의 주인공 토니 발레롱가의 친아들입니다. 돈 셜리 박사역을 맡은 마허샬라 알리가 아카데미 남우조연상을 수상한 것을 본다면 그린북은 주인공인 토니 시점에서 쓰인 영화라고 볼 수 있습니다. 또한 영화에서 프라이드 치킨을 먹어보지 못했고, 동생과 그리 친하지 않았으며 유명한 흑인음악 가수들을 전혀 모른다고 나옵니다. 돈 셜리 박사의 친동생인 모리스 셜리는 이같은 설정을 모두 부인했습니다. 어머니가 일찍 돌아가시고 돈 셜리 박사가 실질적인 가장 노릇을 하며 형제들을 알뜰히 챙겼으며 모두 친하게 지냈다고 덧붙였습니다.

     

    또한 듀크엘링턴, 사라본 등 흑인음악계 뮤지션들과 친분을 유지했으며 실제로 흑인 인권에 앞장선 마틴 루터 킹 목사를 지지하며 시위에 참가했다고도 알려졌습니다. 또한 토니 발레롱가를 고용한 것은 맞으나 그는 운전수로서 문을 열어준다든가, 트렁크에서 짐을 빼놓는 등의 역할을 제대로 수행하지 않아 중간에 해고했다고 합니다. 한마디로 돈과 토니는 고용주와 고용인의 관계였을 뿐 영화 속 차별을 뛰어넘는 진한 우정을 나누지 않았다고 못 박았습니다.

     

     

     

     

     


     

    그린북 : 결말 / 에필로그

    그린북 마지막 장면에 보면 크리스마스이브 토니 발레로가 집안에는 이탈리아계 식구들로 북적거립니다. 전당포 아저씨 내외까지 초대하는 그들의 인심을 느낄 수 있습니다. 그런 시끌벅적한 상황에서 이상하게 집중 못하는 토니. 그리고 나타나는 돈 셜리 박사. 진심으로 환영하는 토니와 그의 부인 돌로레스, 이탈리아계 가족들의 모습으로 영화는 끝이 납니다.

     

    하지만 이 장면은 픽션입니다. 크리스마스 파티를 하고 있는 배우들은 토니, 닉 발레롱가의 가족과 친척들이며 실제로 돈 셜리 박사는 함께 크리스마스를 보낸 적이 없습니다. 유대감이 강한 이탈리아계 가족들의 사랑과 정을 느낄 수 있다면 좋았겠으나 감독의 의도와는 전혀 상관없이 지나치게 각색한 마무리가 아닌가 싶습니다. 또한 에필로그에서 돈 셜리 박사와 토니 발레롱가의 8주 투어 이후 삶에 대한 전기가 간략하게 나옵니다. 영화에는 그들이 50년간 우정을 이어갔고 2013년 몇 개월 차이를 두고 사망했다고 표현했지만 과연 그 우정이 그린북을 통해 느꼈던 진실하고 묵직한 교류였는 지는 의문입니다.

     

     

     


     

    그린북 : 명대사 

    그린북 동성애는 돈 셜리 박사가 투어 중 남성과 샤워장에서 발견된 것은 사실입니다. 돈은 결혼했으나 이혼했고 그 이후로는 쭉 혼자 살았습니다. 대외적으로 단 한 번도 자신의 성향에 대해 밝히지 않았습니다. 영화에서 직접적으로 다루지 않았으나 마허 샬라 알리가 분노와 허무함에 차서 자신의 속마음을 처음으로 내비치는 대사가 나옵니다. 그린북의 명대사라고 생각합니다.

    "So if I'm not black enough and if I'm not white enough, if I'm not man enough, then tell me Tony, what am I?" 내가 흑인으로도 충분하지 않고 백인으로도 충분치 않고 남자로서도 충분하지 않다면 말 좀 해봐요. 토니 전 도대체 뭔가요?

     

     

     

     

     


     

    그린북 : 개인적인 감상후기

    하나의 인격체로 존중받지 못하고 그 어디에도 속할 수 없어 정착하지 못하고 부유하는 돈 셜리 박사. 엄청난 재능을 지녔지만 차별 아래에서만 인정받는 그의 연주. 어떤 이들은 백인이 해결사 역할을 자처하는 영화의 시선이 불편하다고 합니다. 하지만 저는 조금 다른 관점에서 영화를 봤습니다. 1962년은 미국 특히 남부에서 짐크로 법이 아직 남아있던 시기입니다. "분리되어 있지만 평등하다" 백인과 흑인 인종 간의 분리를 모든 남부연맹 공공기관에서 합법적으로 자행한 이 악법은 주거, 교육, 문화, 예술 등 모든 면에서 흑인에게 불평등함을 선사했습니다. 그런 시기에 돈 셜리 박사는 남부로 리사이틀 투어를 떠난 것입니다. 천재성보다 중요한 것은 용기라는 것을 알기에 온갖 부조리와 불법, 치욕을 참으며 피아노를 친 것입니다.

     

    이 영화의 많은 왜곡된 점에도 불구하고 괜찮은 영화라고 느낀 것은 이 때문입니다. 무언가를 바꾸기 위해 안락한 곳을 벗어나 행동한다는 것은 그 자체로 경외 롭습니다. 그가 남부의 수많은 귀족들에게 백인 흉내 내는 꼭두각시로 보였을지 모르지만 적어도 토니 발레롱가만큼은 아닙니다. 토니는 집수리를 하러 온 흑인들이 입 댄 물컵을 일말의 망설임 없이 쓰레기통에 버린 이탈리아계 백인입니다. 하지만 그의 연주가 토니의 마음을 울렸고 실제로 남부에서 자행된 차별에 분노하는 모습을 보여줍니다. 그리고 돈 셜리 박사가 힘든 상황에서도 지켜내는 품격을 비로소 마음으로 이해하는 과정이 2시간의 러닝타임을 채웁니다. 진정으로 한 사람의 의식과 행동양식을 변화시키는 것이 2022년에도 여전히 진행되는 Black Lives Matter(BLM 흑인의 생명도 소중하다) 운동에 필요한 지점이 아닐까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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