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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예술/영화 리뷰

영화 최악의 하루 - 주인공 / 줄거리 / 명대사 / 일본인 배우 / 결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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흡사 홍상수 영화의 제목이 떠오르는 최악의 하루입니다. 주인공이 인생 최악의 하루를 보내는 단 하루 동안의 이야기를 그렸습니다. 정말 대한민국 어느 곳의 누군가는 이런 하루를 보냈을 것만 같은 리얼리티가 인상적입니다. 한예리의 현실 고증은 말할 것도 없습니다.

 

목차

     


    영화리뷰 : 최악의 하루 

    최악의 하루
    영화 최악의 하루 포스터 - 출처 : 네이버 영화

     

    영화 최악의 하루
    개봉일시  2016.08.25
    장르 로맨스, 멜로
    감독 김종관
    출연진 한예리, 권율. 이와세 료

     


    최악의 하루 : 줄거리 / 결말

    이름 없는 연극배우 은희의 하루를 그린 영화입니다. 연극의 장면과 대사를 머리로는 이해하고 잘 암기하지만 막상 마음으로부터 이해할 수 없어 상대역의 연기에 잘 받아치지 못합니다. 그래서 선배에게 듣기 싫은 자존심 상하는 말을 면전에서 듣습니다. 그리고 길을 나서는 데 웬 남자가 길을 묻습니다. 일본에서 출판 기념회를 하러 온 소설가 료헤이입니다. 고즈넉한 한옥 풍경이 인상적인 서촌에서 길치 은희가 열심히 최선을 다해 장소를 찾아줍니다. 이 과정에서 보이는 서촌 구석구석 골목의 풍경이 한낮에 내리쬐는 햇살같이 따스합니다. 약속시간 착오로 갑자기 시간이 빈 료헤이와 은희는 카페에서 커피 한잔을 합니다. 여기에서 한예리의 연기가 인상적입니다. 정말 내 친구가 가질 법한 외국인 도와주기 경험을 화면을 통해서 보고 있는 느낌이 듭니다. 그만큼 디테일합니다. 남산에 간 은희는 선글라스에 마스크까지 누가 봐도 연예인 풀착장을 하고 나온 남자 친구이자 아침드라마 연기자인 현오를 만납니다. 꼴이 우습지만 남산이라는 등산객 중년 여성 특성상 연애가 들켜서는 안 된다고 말하는 현오는 대사 한마디 한마디는 실소를 금할 수 없습니다. 이어지는 그들의 대화는 깨지고 붙고를 여러 번 해서 서로에게 조심스러운, 존중하는 연인의 관계처럼 보이지는 않습니다.

     

     

    아니나 다를까 여자 친구 이름까지 틀려버린 현오를 두고 그대로 산을 내려갑니다. 화도 나고 어이도 없는 그녀는 트위터 하나를 남깁니다. 그리고 그 트위터를 보고 남산까지 올라온 이가 있습니다. 운철이라는 카페를 운영하는 전 남자 친구이자 유부남입니다. 첩첩산중인 은희 앞에 방금 헤어진 남자 친구 현오가 다가옵니다. 일본인 소설가 료헤이도 상황은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자신의 소설책이 실은 반년 동안 100권 정도밖에 안 팔렸고 출판기념회 장소는 변경되었습니다. 그래도 마음을 다잡는 그 앞에 중년 여성 2분만이 자리에 앉습니다. 굉장히 긍정적인 료헤이는 그들을 데리고 은희와 담소를 나누던 카페에 갑니다. 어설프게 웃고 있는 중년 여성 2명은 사실 출판기념회가 재밌어 보여 들어오신 어찌 보면 고마운 분들이었습니다. 시간은 흘러 저녁이 되고 그는 남산으로 갑니다. 지리멸렬한 하루를 보낸 은희와 료헤이가 재회해서 가보지 못한 길을 걷는 것을 마지막으로 영화는 끝이 납니다. 최악의 하루였지만 이미 지나가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희망을 얘기하는 대화는 인상적입니다. 그래도 새로운 인연이 생겼고 둘은 다른 언어를 쓰지만 말이 잘 통하고 분위기가 좋고, 남산에서 밤 산책은 서로에게 꽤나 특별한 경험이 될 테니까요.

     

     

     

     


     

    최악의 하루 : 명대사 / 일본인 배우 

    은희가 연극에서 뱉어야 할 대사가 있습니다. 저는 원하는 걸 드릴 수도 있지만 그게 진짜는 아닐 거예요. 진짜라는 게 뭘까요? 전 사실 다 솔직 했는걸요. 정신 똑바로 차려야 하거든요. 당신들을 믿게 하기 위해서 이 문장들은 총 2번 은희 입에서 나옵니다. 처음은 선배한테 깨졌지만 마지막은 정말 좋습니다. 대사가 몸에서 체화해서 나오니 심장을 쿵하게 만드는 느낌입니다. 실제 일본인 배우은 이와세 료 역시 그랬습니다. 같은 현장에서 찍어서 연기를 감상할 수 있었는데 독백 연기에 닭살이 돋았다고 표현했습니다. 분위기와 연기 그 자체에 압도당했다며 한예리를 치켜세웠습니다.

     

    이 영화 외에도 [한여름의 판타지아]에서도 한국인 배우와 연기했습니다. 그의 인터뷰를 여러 차례 읽어 보았는데 매우 겸손하고 온화한 성품임을 알 수 있었습니다. 그래서 감독이 만나본 즉시 캐스팅을 했다고 합니다. 실제 배우들하고도 친해졌는지 지난 2018년 부천 국제 판타스틱 영화제로 내한했을 때 한예리의 라디오 진행 프로그램에도 게스트로 참석했습니다. 

     

     


     

    최악의 하루 : 개인적인 감상

    권율의 지질하고 피해자 코스프레 연기가 좋습니다. 실제 그런 사람이 아닐까 하고 생각하게 될 정도로 김종관 감독의 영화 캐릭터들은 날 것 같습니다. 카메오 출연이지만 유부남 카페 사장을 연기한 이희준의 연기 역시 놀랍습니다. 트위터 문장과 사진을 보고 남산으로 득달같이 쫓아왔고 여전히 사랑을 고백하지만 그는 쉬운 선택인 이혼을 포기하고 어려운 선택을 합니다. 다시 합치겠다고 부드러운 어조와 순진무구한 표정은 놀라울 정도입니다. 권태롭지만 가끔씩 기분은 좋아지는 연애 참 그게 뭐라고 은희는 그 수모를 겪는 걸까요? 잘했다는 것은 아니고 만약 친구라면 등짝 여러 대 치며 정신 차리라고 했을 것 같습니다. 연기하려고 할 때는 더럽게 안돼서 욕만 먹었는데 막상 현실로 닥치니까 술술 뱉어내는 연극 대사처럼 아니 그보다 현실은 더 깊고 진한 무언가가 있는 것 같습니다. 어리석은 관계를 지속해서 어이없는 상황에 놓였으니 누구를 탓하겠냐만은 그 지질한 연애사에도 다시 좋을 날 오지 않을까 싶습니다. 어찌 됐든 또 하루는 가고 은희 옆에는 새로운 인연이 생겨버렸으니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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